할머니와 부뚜막 할머니는 여전히 부뚜막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시대에 웬 시골 부뚜막 타령이냐고요? 그냥 추석도 가까워지고, 어릴 적 할머니가 정지(부엌)에서 두부를 쑤기위해 더운 여름에도 군불을 때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 무쇠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피고 계시는 분은 전남 나주 박경중 가옥의 종부 할머니입니다. 일흔이 넘은 연세지만 정정하신 모습이었습니다. 나주 박경중 가옥은 개인 전통가옥으로는 남도지방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는 군요. 부엌도 옛날 모습 그대로이고, 잔디를 심어 놓은 정원도 아름다웠습니다. 나주를 찾으실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려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마음씨 좋은 종부 할머니께서 가마솥에 군불을 지펴 감자라도 쩌 주시면 아마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더보기 우포늪에 서다 당신은 우포늪에서 무얼 보고 가셨습니까? 혹시 아마존 밀림 같은 늪지대를 상상하고 가셨다가 실망한 채 돌아가진 않으셨습니까? 언뜻 보면 저수지 같아 보이는 평범한 그 모습에 그러실 수도 있었겠네요. 그래도 조금 부지런한 분이라면 아침 일찍 일어나,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풍경을 놓치지 않으셨겠지요. 우포늪의 물안개는 1억4천만년전 물을 품고 가라앉은 땅이 수면위로 토해내는 신비스런 숨결입니다. 희뿌연 막이 드리워진 새벽의 원시늪. 그 깊숙한 바닥엔 태고의 신비가 숨겨져 있습니다. 당신은 우포늪에서 무얼 듣고 가셨습니까? 시끄러운 도시에서 겨우 벗어났는데 뭘 또 들어야 하냐고요? 이곳에선 귀를 활짝 여셔야 합니다. 풀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벌들이 꽃잎에서 웽웽거리는 소리, 자맥질하는 물고기 첨벙 .. 더보기 시선이 마주쳤을 때 잠자리도 벌도 아닌 것이(실은 이곤충의 이름을 모르겠네요)사진 찍고 있는 저와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저보다는 조그만 머리로 짧은 순간에 생각을 많이 했겠죠. "도망 갈까?" "아니야 저놈이 무얼 할것인지 조그만 두고 보자" 아마 이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놈은 제법 오랫동안 날아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방으로 이놈을 찍어봤습니다. 잠시 후에 결국 이놈은 안되겠다고 판단했는지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서로가 다른 생각으로 시선이 마주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녀사이에 이런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면 아마도 좋은 일이 일어 났겠죠.^*^ [NIKON CORPORATION] NIKON D1H (1/250)s F3.5 [NIKON CORPORATION] NIKO.. 더보기 이전 1 ··· 167 168 169 170 171 172 173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