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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사람

할머니와 부뚜막

 할머니는 여전히 부뚜막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시대에 웬 시골 부뚜막 타령이냐고요? 그냥 추석도 가까워지고, 어릴 적 할머니가 정지(부엌)에서 두부를 쑤기위해 더운 여름에도 군불을 때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진 속 무쇠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피고 계시는 분은 전남 나주 박경중 가옥의 종부 할머니입니다. 일흔이 넘은 연세지만 정정하신 모습이었습니다. 나주 박경중 가옥은 개인 전통가옥으로는 남도지방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는 군요. 부엌도 옛날 모습 그대로이고, 잔디를 심어 놓은 정원도 아름다웠습니다.
 나주를 찾으실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려 보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마음씨 좋은 종부 할머니께서 가마솥에 군불을 지펴 감자라도 쩌 주시면 아마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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