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강물처럼 꼬리를 숨기듯 도망치는 여름의 끝자락을 잡아 강원도 봉평 흥정계곡을 찾았습니다. 때늦은 계곡은 허브나라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과 차디찬 물맛을 늦게나마 즐겨보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조차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2년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와는 계곡은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계곡을 아무런 미련없이 뒤로한 채 더이상 자동차가 근접할 수 없이 숲이 우거진 인적드문 곳에서야 계곡은 비로소 그 숨겨진 속살을 보여주는 인심을 베풀었습니다. 계곡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기도 잠시, 빛 좋든 하늘이 순식간에 먹구름에 빛을 뺐겨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잠시후 폭탄소리보다 더 큰 굉음을 동반한 천둥이 깊은 낮잠에 빠져있던 순한 계곡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두둑, 우두둑" 빗방울까지 합세하자 어깨 넓은 우거진 숲으로.. 더보기
너털자매 강화도 동막 개펄에서 만난 너털 자매. 뭐가 그리 좋은 지 연신 웃음만 날린다. 그 꼴이 재미있어서 난 망원 렌즈를 자매에게로 고정시켰다. 만신창이(?)가 된 옷과 얼굴이 엄마로서는 걱정스러워 보였다. 엄마도 그런 걱정은 별로 안하겠지만 아이들은 역시 아이스럽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나로서 오히려 그런 자유가 부러웠다. 카메라가 개펄에 빠지던지 상관안하고 나도 그냥 개펄에 몸을 날리고 싶을 정도였다. 매거진 엑스 1면을 장식한 이 사진의 주인공 자매는 아마 나를 기억조차 못할 것이다. 이들의 허락도 받지 않았으니 나로서도 할 말은 없지만... 너털 자매라고 제목은 붙여 보았지만 그 옆으로도 너털 꼬마들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잘 자라다오 너털 자매여! 언니의 나온 배를 가려주느라 고생했다. 동생.. 더보기
물방울 형제들 큰 물방울 형님이 새록새록 자라는 토란 잎사귀에 동생 물방울들을 집합시켰습니다. 엊그제 내린 비로 물방울 형제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큰 물방울 형님이 말합니다. "토란 잎사귀에 모인 동생 여러분, 우리가 함께하는 공간은 좁습니다. 그리고 8월의 햇살은 너무 강렬합니다. 우리는 뭉쳐서도 안되고, 떨어져도 안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간격 유지입니다. 각자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서 다음 비가 올 때까지 이자리를 사수해야 합니다." 큰 물방울 형님이 말하는 사이에도 몇몇 물방울이 토란 잎사귀의 미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애석하게도 땅으로 떨어 지고 있었습니다. 회사앞 농업박물관 입구에는 아담한 정원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물레방아도 있고, 토란밭과 목화밭, 벼을 심어 놓은 미니 논도 있습니다.출근 하는 길에 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