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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눈물<4> 모델출신 난민 디나 디나는 내가 만난 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중에 가장 젊었다. 올해 26살이다. 6남매 중 셋째인 디나는 대학에서 연극과 연예를 전공했다. 한국에 온 것은 22살 이던 지난 2013년. 한국에서 열린 미인대회에 에티오피아 대표로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디나의 아버지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상대로 무력 투쟁을 하고 있는 오로모 해방전선(OLF)의 핵심멤버였다. 에리트레아 분리 독립 허용과 독재와 인권탄압을 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정부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디나가 한국에서 미인대회에 참가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잡혀 감옥에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미인대회가 끝났지만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돌아가면 아버지와 똑같은 신세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디나는 한국에 남아 법무부에 난민신.. 더보기
<2일차> 기좀 펴고 살자 지리산 둘레길-2일차 -기좀 펴고 살자 늦잠을 잤다. 지리산 밑이라 지난밤은 쌀쌀했다. 보일러를 켜 놓고 잤더니 방바닥이 뜨끈해서 딱 좋았다. 새벽에 잠이 푹 들었던 모양이다. 짐을 챙겨서 민박집을 나서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아침도 못 챙겼다며 곶감이랑, 호두를 비닐에 싸 주신다. 가면서 먹으라며. 눈물이 날 정도였다. 민박집을 나서 운봉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민박집 할아버지께서 트럭을 몰고 나오셨다. 운봉 읍내 2구간 출발지점까지 태워주시겠단다. 마침 읍내에 매실을 팔러 나가는 참이라며. 덕분에 아침부터 힘을 저축한 셈이다. 장수 민박집 할머니께서 싸주신 곶감과 호두. 장수민박이라 아들 아름이 장수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바깥어른 성이 '장'씨고, 젊었을 적 직업이 '포수'였단다 그래서 처음에는 '장.. 더보기
에티오피아의 눈물<3>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열혈 청년 타리쿠(Tariku) 타리쿠는 올해 33살 청년이다. 지난 16일 오후 인천 간석오거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인터뷰했다. 타리쿠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맞서 반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Ginbot7’의 한국 난민 리더를 맡고 있다. 타리쿠는 발음은 서툴지만 한국말도 곧잘 했다. ▶한국에 언제 왔나? -에티오피아 국적 화물선박에서 4년가량 근무했다. 선원들의 음식 관리와 임금관리 일을 했다. 유럽,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많은 곳을 다녔다. 화물선이 한국에 도착하기 전이 타이완이었다. 그때 모든 선원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선상에서 열렸다. 일종의 정치적 회의였다. 반정부 관련 질문이 나에게 쏟아졌고 선장과 다소 논쟁이 있었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선장이 보안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