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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우리 곁의 난민

에티오피아의 눈물<4>

모델출신 난민 디나

 

 

디나는 내가 만난 에티오피아 출신 난민 중에 가장 젊었다. 올해 26살이다. 6남매 중 셋째인 디나는 대학에서 연극과 연예를 전공했다. 한국에 온 것은 22살 이던 지난 2013년. 한국에서 열린 미인대회에 에티오피아 대표로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디나의 아버지는 에티오피아 정부를 상대로 무력 투쟁을 하고 있는 오로모 해방전선(OLF)의 핵심멤버였다. 에리트레아 분리 독립 허용과 독재와 인권탄압을 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정부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디나가 한국에서 미인대회에 참가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잡혀 감옥에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미인대회가 끝났지만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돌아가면 아버지와 똑같은 신세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 

 

 

디나는 한국에 남아 법무부에 난민신청을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활동을 증명할 서류가 없었다. 디나의 난민신청은 결국 기각되었다. 난민신청과 기각, 재신청과 기각. 시간만 하염없이 흘러갔다. 생계를 위해 화장품 모델도 했다. 하지만 모델 일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4월 법무부에 재심사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난민신청자에게 부여하는 G1비자마저 압수당했다. 디나에게 이제 난민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여권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디나는 강제추방을 당할 처지다.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아버지처럼 감옥에 갈 수도 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디나는 두렵다.

 

디나와의 인터뷰에서 동작경찰서 외사과 이남희 경사(왼쪽)가 통역을 해주고 있다.

 

지난 11일 난민지원센터 ‘피난처’에서 디나를 만나 인터뷰 했다. 디나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다. 난민신청을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고 있었다. 디나는 지금 ‘2017월드미스모델아이콘 대회’ 한국 예선을 준비하고 있다. 1등 상금이 500만원이다. 그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상금 때문이다. 디나에게는 자신을 알릴 제대로 된 사진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만 한 돈 한 푼 조차 없었다. 디나의 안타까운 얘기를 듣고 나는 즉석에서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본격적인 프로필 촬영에 앞서 디나가 화장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회사 스튜디오에서 디나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디나가 준비한 의상은 단 두 벌 뿐이었다. 하지만 사진촬영에 많은 의상은 필요치 않았다. 디나의  특징을 잘 표현해주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디나는 자신감 있게 촬영에 임했다. 사진촬영은 세 시간을 넘겼다. 촬영을 마친 디나는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노트북을 이용해 촬영된 사진을 확인했다. 사진을 다 살펴본 디나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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