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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지리산 둘레길-8일차 -야야야~ 내 나이가 어때서! 하룻밤을 묵었던 곳은 산청군 중태마을 송정근(76),이명엽(72) 부부가 운영하는 '엽잔수' 민박집이다. 사실 덕산읍내에서 많이 떨어진 이 민박집을 택한 이유는 특이한 이름 때문이었다. 왜 엽잔수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물어보았다. 할아버지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다만 나뭇잎(엽), 잔(술잔), 수(물)을 뜻하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풍유가 느껴지는 이름이다. 부부는 이 마을 토박이가 아니었다. 6년 전에 부산에서 살다가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었으니 귀농인 아닌 귀촌이었다. 아침밥을 먹고 나서려는데 할머니께서 신문지로 돌돌 싼 것을 내밀었다. 9구간 종착지인 위태마을까지는 점심 먹을 곳이 없다며 도시락을 싸 주신 거였다.. 더보기
<7일차>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너다. 지리산 둘레길-7일차 -하룻밤에 강을 아홉 번 건너다. 오늘은 하루가 너무 길었다. 정말 길었다. 왜냐하면 너무 일찍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일찍 깨우셨기 때문이다. 어천마을 물가민박 문순귀 할머니께서 7시도 되기 전부터 방문을 두드리신다. 어서 와서 밥 먹으라고...알고 보니 일요일이라 내외분이 읍내 교회에 가셔야 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셨던 거였다. 세수도 못하고 아침밥을 먹었다. 덕분에 출발이 가장 빨랐다. 숙박비와 밥값을 셈하고 나셨는데 할머니께서 뒤 따라 나오셨다. ‘돈을 덜 드린 것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만 원짜리 한 장을 돌려주신다. 내가 만원을 더 내고 왔던 것이다.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굳이 문밖까지 따라 나오셔서 기어이 주고 가신다. 덤으로 밭에서 따온 오이 하.. 더보기
<6일차> 바다로 간다고 해서 반드시 큰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리산 둘레길-6일차 -바다로 간다고 해서 반드시 큰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밤사이 비가 제법 내렸다. 간밤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잤다. 비는 그쳤다. 출발하려고 짐을 챙기고 있었는데 숙박을 했던 마당머리마을 사계절 민박집 최정임 할머니께서 아침을 먹고 가라신다. 어젯밤에는 분명히 아침밥은 안 된다고 하셨는데 생각치도 못한 일이다. 야박하다고 혼자 생각했었는데 미안하고 감사했다. 식은 밥이라더니 온기까지 있었다. 할머니는 밥값도 받지 않으셨다. 둘레길 여행 잘 하라며 격려도 해주신다. 속이 든든하니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경호강을 바라보며. 사계절민박 최정임 할머니께서 차려 주신 아침밥상. 6구간은 수철마을에서 성심원까지 16km 구간이지만 어제 무리해서 온 덕분에 출발부터 절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