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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바쁜데 오긴 뭘..."이란 말은 많이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추석이 내일 모레입니다. 올 추석은 여러 핑계로 고향에 가질 못합니다. 열 몇시간을 운전하며 부산까지 갈 자신도 없을 뿐더러 연휴가 너무 짧아 다음에 가기로 했습니다. 며칠전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서 이번 추석에는 가지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 왈 "아이구 바쁜에 오긴 뭘..." 미안했습니다. 오직 명절에야 얼굴을 볼 수 있는 둘째아들인데 속으로는 얼마나 보고 싶었을 까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나서도 마음은 조금 무거웠습니다. "바쁜데 오긴 뭘.."이란 모든 부모님의 말씀은 많이 보고 싶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낍니다. 명절이 끝나면 서둘러 고향을 가려고 마음 먹습니다..... 사진은 전북 임실의 옥정호입니다. 옥정호는 섬진강 상류에 앉아 있습니다. 일제때 댐을 막아 생긴 호.. 더보기
소리없는 교향곡 오늘은 참 하늘이 좋았습니다. 탐스럽게 푸른 하늘에 점점이 만들어진 힘좋은 구름이 떼를 지어 군무를 펼치는 듯 했습니다. 점심때에는 무지갯빛 햇무리가 둥근 원을 그리며 태양을 둘러싸는 장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운 좋게 강원도 봉평에서 멋진 해무리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서 당장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멋진 하늘이 만들어낸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밑의 사진은 보길도 선창리에서 바라본 해질녘의 바다 풍경입니다. 보길도는 해남 땅끝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합니다. 옹기종기 가득찬 바다의 거대한 밭인 양식장을 용케 피해가는 철부선은 잔잔한 바다에 한순간의 힘찬 술렁임을 선사하고 다닙니다. 보길도는 걸어다니기에는 너무 넓은 섬입니다. 차근차근 보시면 족히 보름은 후딱입니다. 섬.. 더보기
남산별곡 날 좋은 날 남산에 올랐습니다. 너무 일찍 서둘러 나온 나머지 해질녘까지 기다리느라 남산을 샅샅히 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남산은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3시간을 넘게 걸어다녔는데도 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남산의 수줍은 속살을 한걸음으로 다본다는 생각이 애초부터 잘못이었습니다. 결국 해질녘이 되어서야 다음의 여분을 남겨둔 채 삼각대의 다리를 고정시켰습니다. 남아있는 성곽의 머리에 해가 걸리자 남산 타워를 감싸고 있는 하늘의 색깔이 붉게 변하기 시작했니다. 남산을 넘는 석양을 보듬기 위해 넓은 카메라를 들이대 봅니다. 한번에 많이 담고 싶은 욕심을 남산은 알았는지도 모릅니다. 그저 지켜보기만 했습니다.남산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