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폴더/풍경

추석, "바쁜데 오긴 뭘..."이란 말은 많이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추석이 내일 모레입니다. 올 추석은 여러 핑계로 고향에 가질 못합니다. 열 몇시간을 운전하며 부산까지 갈 자신도 없을 뿐더러 연휴가 너무 짧아 다음에 가기로 했습니다. 며칠전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서 이번 추석에는 가지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 왈 "아이구 바쁜에  오긴 뭘..." 미안했습니다. 오직 명절에야 얼굴을 볼 수 있는 둘째아들인데 속으로는 얼마나 보고 싶었을 까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나서도 마음은 조금 무거웠습니다. "바쁜데 오긴 뭘.."이란 모든  부모님의 말씀은 많이 보고 싶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낍니다. 명절이 끝나면 서둘러 고향을 가려고 마음 먹습니다.....

 사진은 전북 임실의 옥정호입니다. 옥정호는 섬진강 상류에 앉아 있습니다. 일제때 댐을 막아 생긴 호수. 국사봉 아래로 펼쳐지는 호수의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옥정호가 관광지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진입로가 비포장이어서 낚시꾼들만 들락거렸던 곳.  옥정호 순환도로변에 있는 국사봉에 올라서면 호수의 풍광이 더 잘 보입니다. 30분쯤 오르면 호수를 한눈에 촬영할 수 있는 바위가 나오는데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옥정호 아래에 있는 구담마을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 인근의 장산마을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고향입니다. 호수속 섬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40년 전 호수가 생기기 전부터 사시던 분들이죠. 지금은 하나둘 섬을 떠나고 칠순 된 임승호(70)씨가 부인 이길남(66)씨와 길승(79).길례(74)씨 두 누나와 함께 쓰러져 가는 황토집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추석을 맞아 중앙일보 주말팀에서 옥정호속 섬마을을 다녀왔더군요. 섬마을 이야기는 중일일보 위크엔드를 검색하시면 좋은 사진과 함께 재밌는 얘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추석때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정을 누군가의 정겨운 고향일 임실의 옥정호와 나주 박경중 가옥의 종부 할머니께서 만들어내는 정겨운 고향 부엌의 모습으로 재편집해 봅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할머니가 끊여내시는 고향의 맛이 가마솥에서 삐져나오는 하얀 김처럼 아스라이 그립습니다.

'나의 폴더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36년 만에 만난 독도  (40) 2005.09.25
빨간 보름, 하얀 보름  (48) 2005.09.19
소리없는 교향곡  (35) 2005.09.15
남산별곡  (20) 2005.09.12
나의 고향 섬진강  (61) 200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