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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라 가을 소리 가을 소리 울려 퍼지는 공주 영평사는 온통 꽃나라입니다. 하얀 꽃들이 가득한 언덕엔 소금비가 내린 모양입니다. 5월 단오에 줄기가 5마디가 되고, 음력 9월이 되면 9마디가 된다하여 붙여진 이름 구절초. 흰 꽃이 신선보다 더 돋보였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의 향긋한 꽃내음이 앞다투어 경내를 채웁니다. 봄에 피는 꽃이 부끄러운 가면을 쓴 도도한 아가씨같다면 가을에 핀 꽃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님같은 꽃입니다. 단아하고 원숙함이 인생의 가을에 서 있는 큰누님처럼 애잔합니다. 바람소리,꽃소리 가득한 영평사는 지금 소금밭보다 더 하얀 가을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더보기
물안개가 있는 풍경 가을 물안개! 한때는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처럼 제 마음속 풍요로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수면에서 뽀글뽀글 피어나는 실오라기 물안개는 새벽추위에 얼어있는 제 손을 녹여주고 갑니다. 눈앞에서 끊임없는 속삭이는 물안개의 곡예같은 율동에 눈이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아련한 아침 물안개를 보기위해 청도 운문호를 몇번이나 찾았지만 번번히 실패하였습니다. 간신히 만난 물안개. 아침 햇살의 지원 공격을 등에 업고 의기양양한 모습입니다. 드넓은 운문호를 감싸도는 물안개는 허기진 마음을 채우고도 남을 모양입니다. 청도 운문호 물안개는 몇해전 감나무로 유명한 완주 동상저수지를 찾았을 때 만난 기습적인 물안개보다 한결 여유가 있는 모습입니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물안개. 이제는 십원짜리 동전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물안개의 계절이.. 더보기
파도와 바위의 이중관계 울릉도 푸른 바다에 파묻혀 있는 저 검붉은 바위는 파도와 무슨 악연이 그리도 깊길래 3~4초에 한번씩 세차게 빰을 맞을까? 영화속 빠삐용이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파도의 세기를 분석한 것에 의하면 7번째 파도는 그 크기가 가장 크다고 하는데, 빠삐용의 탈출 법칙을 울릉도 바위에 적용하면에 바위는 30초에 한번씩은 강펀치를 얻어맞는 꼴이 되고 만다. 실제로 그런것이 나역시 바위의 빰을 치는 큰 파도를 찍기위해 6번의 파도를 반셔터 상태에서 그냥 지켜보았다.....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파도는 훌륭한 조각가라고 볼 수 있다. 해변의 바위는 조각가가 작품을 빚기위해 사용하는 훌륭한 소재인 셈이다. 파도는 7번째 가장 강한 힘으로 바위를 다듬는다. 아마 빠삐용은 오직 섬을 탈출할 마음에 이것까지는 생각을 못했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