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리 울려 퍼지는 공주 영평사는 온통 꽃나라입니다. 하얀 꽃들이 가득한 언덕엔 소금비가 내린 모양입니다.
5월 단오에 줄기가 5마디가 되고, 음력 9월이 되면 9마디가 된다하여 붙여진 이름 구절초. 흰 꽃이 신선보다 더 돋보였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의 향긋한 꽃내음이 앞다투어 경내를 채웁니다.
봄에 피는 꽃이 부끄러운 가면을 쓴 도도한 아가씨같다면 가을에 핀 꽃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님같은 꽃입니다. 단아하고 원숙함이 인생의 가을에 서 있는 큰누님처럼 애잔합니다.
바람소리,꽃소리 가득한 영평사는 지금 소금밭보다 더 하얀 가을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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