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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가 들리시나요? (현암사에서 내려본 대청호, 니콘 F5카메라, 조리개16, 1/125초,ISO50필름) 마음에는 어느덧 봄이 찾아왔지만 계절은 쉽게 봄을 허락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모퉁이에 숨어있던 마지막 찬바람이 봄의 길목을 며칠동안 차갑게 쓸고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온 지친 황사가 자욱하게 대청호를 뒤덮은 날, 무거운 발걸음 간간히 재촉하여 현암사에 올랐습니다. 뭉퉁하고 뽀족한 추녀끝에 걸려있는 한가한 풍경, 대청호를 향하는 시선의 끝을 단단히 묶어 놓습니다. 지나오는 바람 없어 풀이 죽은 풍경이지만 오후 햇살 따사로운 은은한 소리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높이 서서 계절이 만들어내는 한가로운 풍경을 네모난 통에 담으며 한나절 게으름을 피워 봅니다. 이제는 넉넉한 풍경소리에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의 문.. 더보기
노란 웃음 가득한 봄봄봄! (경기도 파주에서, 마미야645카메라, 120mm, 조리개8, 1/125초, ISO100필름) 어린시절, 3월의 학교가 파하면 교문앞 햇살은 노란 모자쓴 아저씨의 해맑은 웃음입니다. 가는 눈 반쯤 잠긴 노란 병아리, 오후 햇살 찾아 분주히 달음질 칩니다. 어린손 내밀며 동전과 바꾼 병아리 한마리, 종종 걸음 한아름 달려 옵니다. 책보 둘러 작은 어깨, 두손 모아 바람을 막아 봅니다. 신나는 발걸음 가득 모아 집으로 가는길, 꼬마는 두손 가득히 봄을 담아 갑니다. 손끝을 쪼는 병아리 입놀림에 십리길이 한걸음입니다............. 노란 하늘, 노란 햇살, 노란 병아리떼. 봄나들이 나온 병아리형제들, 아랫동네, 윗동네 어울려 함께 재잘거립니다. 노란 봄볕 가득찬 장독대앞 병아리들은 새봄과 더불어 탄생하.. 더보기
4분의4박자 봄의 교향악 (해남 산이면에서, 마미야7카메라, 65mm, 조리개 11, 1/30초, ISO50밸비아필름) 그립다는 것은 보고싶다는 말입니다. 보고싶다는 것은 끈질긴 기다림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 어린 마음은 결국 성급하고 맙니다. 이맘때가 되면 늘 그랬던 것처럼 해남으로 갑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끝까지 마중나가면 목표입니다. 목포에서 영산강, 영암호 방조제를 연거푸 지납니다. 갈림길에서는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진도, 왼쪽으로 가면 해남입니다. 왼쪽, 해남으로 갑니다. 낮은 구릉지대가 잊지않고 펼쳐지는 해남은 4분의4박자 봄의 교향악입니다. 봄을 기다린 머리 하얀 농부는 부지런한 경운기로 붉디 붉은 황토밭을 가지런히 로타리 쳐 놓았습니다. 소나무 한그루 외로이 붉은 황토밭을 지키는 능선길따라 봄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