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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4분의4박자 봄의 교향악

  
(해남 산이면에서, 마미야7카메라, 65mm, 조리개 11, 1/30초, ISO50밸비아필름)

그립다는 것은 보고싶다는 말입니다.
보고싶다는 것은 끈질긴 기다림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 어린 마음은 결국 성급하고 맙니다.
이맘때가 되면 늘 그랬던 것처럼
해남으로 갑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끝까지 마중나가면 목표입니다.
목포에서 영산강, 영암호 방조제를 연거푸 지납니다. 
갈림길에서는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진도, 왼쪽으로 가면 해남입니다.

왼쪽, 해남으로 갑니다.
낮은 구릉지대가 잊지않고 펼쳐지는 해남은
4분의4박자 봄의 교향악입니다.

봄을 기다린 머리 하얀 농부는
부지런한 경운기로 붉디 붉은 황토밭을
가지런히 로타리 쳐 놓았습니다.

소나무 한그루 외로이 붉은 황토밭을 지키는
능선길따라
봄처녀 속살만큼 부드러운 흙의 아지랑이 하늘 높이 재잘거립니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찾아갈
해남의 능선길이
겨울을 밀어내는 봄바람 타고
자근자근 속삭이며 옷자락을 흔듭니다.

그립다는 것은 보고싶다는 말입니다.
보고싶다는 것은 결코 잊지 않겠다는 외로운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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