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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의 봄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1H (1/13)s F20.0 - 2일오후 서울종로구운니동 운현궁에서 -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패가 길거리에 궁깃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칩칩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얽음뱅이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이 동업의 조선달을 나꾸어보았다......(메밀 꽃 필 무렵) 오랫만에 찾은 운현궁.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궁안의 분위기가 수상쩍다. 한가한 .. 더보기
신문읽는 남자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1H (1/158)s F3.2 즐거운 뉴스가 없는 요즘이다. 신문을 만들면서도 가끔은 내가 만든 신문을 쳐다보기도 싫은 날이 있다. 오늘도 사실은 그런 날이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신문읽는 남자의 뒷모습이 너무 진지하고 멋있어보인다. 검정 자켓에 긴 머리, 갑자기 앞모습이 궁금했다. 멀찌감치 돌아서 갔다. 그의 옆에는 가방3개가 너무도 얌전히 놓여있다.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1H (1/158)s F3.5 그는 딴곳으로는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그는 신문을 읽었고, 나는 그의 직업을 읽었다. 신문을 만드는 나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너무 길게 느껴진 근로자.. 더보기
그래 가끔은 누워서 하늘을 보자!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 N (1/125)s iso100 F2.8 - 4월 마지막날 연세대 인문관앞 벤치에 누워 -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 N (1/158)s iso100 F4.0 항시 붉은 단풍나무는 4월에 가장 지조가 있어 보인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 N (1/200)s iso100 F3.2 그래, 가끔은 누워서 하늘을 보자. 봄이 찾아온 캠퍼스, 오늘따라 어깨에 메고온 일은 되도록 빨리 끝내고 싶다. 눈에 익은 인문대앞 언덕엔 철쭉이 한창이다. 볕이 좋은 날 언덕위 바위에 앉아 놀러갈 생각만 하던 옛기억도 여전히 언덕위에 피어 있다. 구름 많은 하늘, 벤치에 누워있기엔 참 좋은 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