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F3.5 은연중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참 오랜 시간을 지내왔구나!'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나를 침잠하게 만든 요인인 듯 하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님'의 시선을 알 수 있을 세월이라고 생각했지만 돌아 보니 아직도 나의 시간은 어리기만 하다. 어두운 터널. 작고 여린 불빛으로 걸어가기엔 그 끝이 여전히 아득하다. 깊은 밤. 그래도 잠 못드는 찰라가 있음은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는 욕망이 차고 슬픈 호수같은 마음에 끊임없이 돌팔매질하고 있기 때문일게다. 이제는 방향을 잃은 걸음을 걸어왔던 길위에 다시 올려 놓아야 할 때다. 사진속 유리창 너머의 꽃이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 더보기 물소리, 바람소리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5000)s iso800 F2.8 오늘만큼은 완연한 봄날이다. 티 없는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다. 오전 11시. 북한산성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담배를 한 모금 들여 마셨다. 오랜만의 깊은 잠 때문인지 산을 올라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계곡 길목 양쪽으로 늘어선 빈대떡 가게에 놓여있는 TV는 야구 중계가 한창이다. 한국과 일본의 4강 순위 결정전. 몇몇 등산객들은 산에 오르는 것도 잊은 채 막걸리에 야구를 눈 안주 삼았다. 혼자 가는 손. 둘이 맞잡고 가는 손. 평일 낮인데도 계곡에 발걸음이 끊어지질 않는다. 풋풋한 바람이 계곡에서 불어왔다. 나뭇가지마다 새순이 돋아 파르스름 아우성이다. 빛이 잘 들어오는 왼쪽 계곡.. 더보기 봄이 흘러 내린다 검은 허공에 고운 색으로 걸린 여덟 빨래집게 그 끝에 매다린 속찬 빗방울, 어느덧 겨울이 녹아 봄이 흘러 내린다. 검은 유리창에 매달린 배부른 빗방울 신록은 물방울속에서 편안히 잉태되고, 어느덧 겨울이 녹아 봄이 흘러 내린다. 더보기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