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들은 스포츠 취재현장에서 뽑기를 잘해야한다. 취재를 할 수 있는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취재를 온 사진기자들의 숫자가 많을 때는 특히 그렇다. 6월에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대한민국의 세 번의 경기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코로나 상황에서 사진기자석을 1m간격으로 뛰어놓아서 취재석이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관심이 많은 경기라 취재를 나온 사진기자들은 늘 많았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좋은 자리는 늘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그런 자리를 정하는 방법은 뭘까? 정답은 자리추첨(명함 뽑기)이다. 경기 시작전 한 시간 전에 모든 사진기자들이 모여 명함을 한 장씩 모아서 주머니 속에 넣고 자리 추첨을 한다. 특히 코로나 상황이라 한 번 자리를 정하면 전후반 자리이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자리를 뽑아야만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놓아지는 셈이다. 모두 모여서 뽑기를 할때는 경기보다 더 치열하다. 자기 명함이 먼저 뽑힐수록 먼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 복불복으로 정해지는 냉정한 스포츠 현장취재. 하지만 뽑기야말로 가장 공정한 방법일지 모른다.

 

지난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예선 대한민국과 레바논 경기 시작 1시간전 사진기자들이 각자 명함을 모자속에 넣고 자리 추첨을 하고 있다. 뽑힌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를 정할 수 있다.

 

뽑기 순서대로 의자가 놓여진 자리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경험상 사진 속 왼쪽에서 세번째~다섯번째 의자 위치가 가장 좋은 자리 중 하나다. 오른쪽으로 치울칠수록(골대에 가까워질 수록) 골대 때문에 가려서 놓치는 장면들이 많게 된다.

 

 

후반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패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나는 반대편 골대 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골을 넣는 장면은 잘 찍을 수 있었지만 그 이후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방송 중계카메라로 달려갔을때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의 뒷모습밖에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패널티킥 결승골을 성공시킨 손흥민이 중계카메라를 향해 달려가 최근 그라운드에서 쓰러진 과거 팀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응원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이 사진은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다. 뽑기를 잘해 자리를 잘 잡은 연합뉴스 사진기자가 찍었다.)

 

반대편 골대쪽에 자리 잡는 바람에 나는 손흥민의 뒷모습만 찍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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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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