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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작업중(作業中)

달의 고민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158)s iso6400 F2.8
                                                                                            26일 새벽 촛불의 현장인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어둠이 있다.
하늘을 우러르지 않는 땅의 무법자들,
초고층 빌딩들이 일제히 발광하니 구름을 뚫고 정수리에 걸린 달을 비웃는다.
어둠을 태운다.
인공의 빛이 점령해버린 밤의 도시.
하늘도 도시도 더이상 잠들 수 없다.
그 한가운데, 바람에 흔들리는 마천루의 꼭지에,
어둠이 있다.

깊은 고요 속 촛불하나 떨면서 울고 있다.
               (이선미의 '달의 시' 중에서)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125)s iso6400 F16.0

 


그날,
고요속 촛불들이 바람에 조금씩 떨고 있을때
끝이 막혀있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나는 세종로 마천루 머리에 걸려
꼼짝도 못하는 달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등지고 앉아있던
눈썹달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그의 고민을 얘기하고 있었다.
나의 눈을 바라보던 짧은 순간, 그의 눈동자는 가늘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밤의도시,
어둠의 한가운데에서
결국 나는 그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 놓을 수가 없었다.
마천루 꼭지에 걸린 달도 한동안 그 움직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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