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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작업중(作業中)

삶의 두 현장에서

동대문운동장, 82년만에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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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날 달 동대문운동장 야구장 철거에 이어(사진 오른쪽) 6월 30일 까지 축구장(사진 왼쪽)도 14일부터 철거되면서
동대문운동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동대문운동장은 일본의 124대 왕인 히로히토 일왕이 왕세자로서 결혼을 할때
일제가 서울성곽을 허물고 1926년 3월 동대문 옆 성터에 경성운동장이란 이름으로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체육시설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82년 전에 세워진 건물인 셈이다.
당시에는 축구장만 건립되었었지만 그이후 테니스장(34년), 수영장(36년), 야구장(59년)이 잇따라 세워졌다.
동대문운동장은 1980년대 이후 잠실운동장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는 각종 국가 대항전이 열렸던
근대 체육의 산실이었다.
그리고 동대문야국장에서 열린 고교 야구대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대문운동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동대문운동장 자리에 전시,컨벤션,디자인 정보센터 등의
다목적 문화공간 및 시민공원을 갖춘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 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연이 어찌되었건 역사의 산물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그리고 그 역사의 산물을 무대로 삶을 영위하던 노점상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하루의 터전을 빼앗기고 말았다.
앞으로 몇년 뒤의 미래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나는 오늘 현재의 삶과 미래의 청사진이 대립하는
찰라의 현장을 가슴아프게 그리고 덤덤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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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서울시의 철거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동대문 축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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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거를 기다리고 있는 무서운 포크레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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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철거 세레모니 행사가 시작되자 시간이 이미 멈춘 동대문축구장 전광판의 거대한 시계가 제일 먼저 상징적으로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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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너무나 쉽게 현대의 힘에 의해 들려나가는 전광판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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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바닥에 너무나 쉽게 떨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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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동대문운동장 밖에서는 동대문운동장을 삶의 터전으로 했던 노점상들의 철거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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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된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만큼이나 세월이 느껴지는 삶의  처절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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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개를 숙인 늙은 노점상의 절망만큼 가슴이 시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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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터진 그의 손도 역사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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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을 외치는 매니큐어 칠한 그녀의 함성도 역사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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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앞에 손으로 얼굴을 가려야하는 그들의 삶이 나로서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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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가 시작된 운동장 안에 남아 있던 의자 두개는 삶의 또다른 희망일까.
친구가 함께보던, 때로는 연인의 추억이 남아있던 아스라한 의자 두개가
사라져가는 동대문운동장을 바라보는 나의 마지막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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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뒤로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동대문운동장.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삶이 묻어있던 역사의 바닥.
내팽겨쳐친 볼트와 하트의 모습처럼
기록의 나의 삶은 여전히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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