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200 F2.8
16일 오전 서울 내곡동 헌인릉에서.......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어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그리고 또, 사실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다음에 나의 마음의 모든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 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나의 모든 욕망(欲望)과 굴욕(屈辱)과 고통(苦痛)과 곤란(困難)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볕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
그러기에, 초록에 한하여 나에게는 청탁(淸濁-좋고 싫음)이 없다.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짙은 것에 이르기까지 나는 모든 초록을 사랑한다.
그러나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다.
봄바람을 타고 새 움과 어린 잎이 돋아 나올 때를 신록의 유년이라 한다면,
삼복 염천(三伏炎天-여름의 몹시 더운 날씨) 아래 울창한 잎으로 그늘을 짓는 때를 그의 장년 내지 노년이라 하겠다.
유년에는 유년의 아름다움이 있고,
장년에는 장년의 아름다움이 있어 취사하고(가려서 쓸 것은 쓰고 버릴 것은 버리고) 선택할 여지가 없지마는,
신록에 있어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이즈음과 같은 그의 청춘 시대― 움 가운데 숨어 있던
잎의 하나하나가 모두 형태를 갖추어 완전한 잎이 되는 동시에,
처음 태양의 세례를 받아 청신하고 발랄한 담록(淡綠-연한 녹색)을 띠는 시절이라 하겠다.
이 시대는 신록에 있어서 불행히 짧다.
어떤 나무에 있어서는 혹 2, 3주일을 셀 수 있으나, 어떤 나무에 있어서는 불과 3, 4일이 되지 못하여,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지나가 버린다.
그러나 이 짧은 동안의 신록의 아름다움이야말로 참으로 비할 데가 없다.
초록이 비록 소박하고 겸허한 빛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때의 초록은 그의 아름다움에 있어, 어떤 색채에도 뒤서지 아니할 것이다.
예컨대, 이러한 고귀한 순간의 단풍 또는 낙엽송을 보라.
그것이 드물다 하면, 이즈음의 도토리, 버들, 또는 임간(林間-숲 사이)에 있는 이름 없는 이 풀 저 풀을 보라
그의 청신한 자색(姿色-고운 얼굴), 그의 보드라운 감촉, 그리고 그의 그윽하고 아담한 향훈(향기),
참으로 놀랄 만한 자연의 극치의 하나가 아니며,
또 우리가 충심으로 찬미하고 감사를 드릴 만한 자연의 아름다운 혜택의 하나가 아닌가?
-이양하의 수필 '신록예찬' 중에서-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400 F4.5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400 F5.6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200 F5.0
불두화[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640 F10.0
-백당나무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400 F4.5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400 F5.0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400 F5.0
[NIKON CORPORATION] NIKON CORPORATION NIKON D3 (1/200)s iso200 F5.0
글을 쓰는 사람도 아름다운 5월의 신록을 예찬하듯이
사진찍는 사람도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신록에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수필가 이양하도 글에서 언급했듯이
신록을 보고 있노라면 눈과 머리와 가슴이 모두 초록으로 씻겨나가는 느낌이다.
그리고 신록의 녹색은 사진을 찍는 사람로서 가장 대하기 편안한 색상이다.
파인더에 눈을 대고 아무리 오래 찍어도 신록은 눈에 피로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즐거움과 편안함을 선사한다.
또한 카메라의 기종과 성능, 초보자와 전문가에 관계없이 신록은 찍는 사람에게
너그럽게도 공평한 색상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신록이 우거진 5월은
사진을 하는 사람에게는 행복한 달일게다...
'나의 폴더 > 작업중(作業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속여행 (6) | 2008.05.23 |
---|---|
오후의 눈물 (1) | 2008.05.17 |
삶의 두 현장에서 (2) | 2008.05.15 |
상인일기(商人日記) (2) | 2008.05.13 |
어린이날, 꿈을 향해 뛰어라 (8) | 2008.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