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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풍경소리가 들리시나요?



(현암사에서 내려본 대청호, 니콘 F5카메라, 조리개16, 1/125초,ISO50필름)

마음에는 어느덧 봄이 찾아왔지만
계절은 쉽게 봄을 허락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모퉁이에 숨어있던 마지막 찬바람이
봄의 길목을 며칠동안 차갑게 쓸고 있습니다.

바다를 건너온 지친 황사가 자욱하게 대청호를 뒤덮은 날,
무거운 발걸음 간간히 재촉하여 현암사에 올랐습니다.

뭉퉁하고 뽀족한 추녀끝에 걸려있는 한가한 풍경,
대청호를 향하는 시선의 끝을 단단히 묶어 놓습니다.

지나오는 바람 없어 풀이 죽은 풍경이지만
오후 햇살 따사로운 은은한 소리 마음속에 담아봅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높이 서서 
계절이 만들어내는 한가로운 풍경을 네모난 통에 담으며
한나절 게으름을 피워 봅니다.

이제는 넉넉한 풍경소리에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의 문 화알짝 열어렵니다.

바람에 실려 창가까지 날아온 가벼운 풍경소리,
유리창을 가볍게 두드리는 그 소리가 혹시 들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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