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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늘 아쉬움이 남는 하루

   (남제주 모구리야영장 길에서, 마미야7카메라,65mm, 조리개5.6, 1/60초, 밸비아50필름)



바다에서 뭍으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철지난 억새 무리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의 운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태양을 못내 붙들고 싶어하는 것은 검붉은 구름 무리만은 아니었습니다.

남제주 모구리 야영장을 옆에 끼고 새로 개통된 도로를 달리다 창옆으로 지고 있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차를 세웠습니다. 1월의 제주 바람이 매섭게 다가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움직임따라 정처없는 내마음도 이리저리 흔들렸고, 
실루엣 남기는 봉긋봉긋 오름뒤로 태양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구름 못지않게 아쉬워 했습니다.

수많은 하루를 보내왔지만 붉은 노을 함께 놀아주는 풍경앞 하루는 늘 아쉽기만 합니다.
수많은 하루를 보내보았지만 요즘처럼 가는 하루가 아쉽기도 처음입니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세상이 온갖 불평등과 모순이지만
오직 하루라는 시간만이 공평하고 정직합니다.

더가지려고해도 더이상은 가질 수 없고,
빨리 지나갔으면 해도 쉬이 가지 않는 것이 하루라는 시간입니다.

늘 공평하고 규칙적인, 하루라는 시간앞에 오늘도 결국 무릅을 꿇고 말아야 했습니다.
늘 아쉬움이 남는 오늘, 하루가 가는 것이 이제는 자꾸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