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 월정사계곡, 펜탁스67카메라, 250mm, 조리개45, 1/2초, ISO50필름)
오대산 월정사 계곡.
밤새 흰눈이 사뿐이 내렸나 봅니다.
아침 빛을 쫓아 새벽부터 서둘러 찾았건만
산깊은 계곡, 게으른 빛은 꼬부랑 고갯길 돌아 발걸음이 더딥니다.
산사를 감싸고 도는 굽은 계곡은 은빛에 둥글게 둥글게 잠들어 있습니다.
어제 보았던 낯익은 개울가 바위들도 눈속에 꼭꼭 숨고 말았습니다.
눈이 오기를 내내 기다린 것은 저 혼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
부끄럼이 많은 개울가 바위도 오늘만은 흥겹습니다.
한여름 햇볕에 그을린 검은 피부를 밤사이 봉긋봉긋 감추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하늘위 성난 구름들, 밤새 서로 싸우다 지쳐 눈이되어 떨어졌지만
땅으로 떨어지며 바위위에 포근히 안착한 하늘 구름은
바위의 허물을 덮을 수 있을만큼 마음이 너그러워졌습니다.
사뿐이 그 눈을 밟아 보고 싶었습니다.
발길만주면 흰눈에 덮혀있던 바위위에서 금새라도 음악이 흘러 나올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럼 많은 바위들도 간절히 기다리는 새하얀 눈님이 올해도 빨리
강원도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싶습니다.
꼬부랑 계곡길따라 펼쳐진 햐얀 구름길을 징금징금 밟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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