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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눈꽃처럼 흩날리는 한해의 꽃길을 따라

 
  (지리산 제석봉에서, 니콘 F4카메라, 105mm, 조리개 32, 1/125초, ISO50필름)


지리산에서 설랜 아침을 맞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지리산은 묵묵히 아침해를 솟구쳐 올립니다.

대장장이의 날세움보다 뽀족한 찬바람이 제석봉의 얼어붙은 새하얀 볼을 끊없이 때려보지만 용솟음치는 태양의 강열한 의지 앞에서는 날카로운 날조차 능선에 날아와 숨을 누이고 맙니다.

강산이 딱 한번 변할 만큼의 시간동안 매일 둥근 셔터에 손을 올려 보았지만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보는 순간순간은 매번 새롭고 경이롭습니다.

3월의 풀꽃처럼 싱그러운 웃음을 지닌 여인에 대한 사랑은 시드는 꽃잎처럼 가슴속으로 가슴속으로만 오그라들고 말지만,

구름을 뚫고 붉은 기운을 하늘 가득 퍼뜨리는 저 태양의 따스한 냉정함은 언제나 그 크기가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새해 첫날, 시련만큼 값진 아침의 가슴 벅찬 희망의 빛줄기가
눈꽃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한해의 꽃길을 따라,

낮은곳으로, 낮은곳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가슴 벅찬 감동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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