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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아궁이를 불태우는 작은 장작이 되지 않으시렵니까?

 


 칼바람이 뼈속까지 파고드는 무서운 겨울.

차갑고 맹렬한 겨울바람앞에 칠순을 훌쩍 넘긴 할머니가 서 계십니다. 할머니에게는 혼자서는 도저히 삶을 지탱할 수 없는 어린 여섯명의 손자 손녀가 갸날프게 아직은 걱정없는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앞둔 철거촌에서 혼자 여섯 손자를 먹여야 하는 칠순의 할머니는 붉은 완장을 옆에 차고 있는 우락부락 깍두기 머리의 젊은이들이 저승사자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모두들 그 붉은 완장의 기세에 밀려 삶의 마지막 은거지를 박차고 쫓겨갈 수 밖에 없었지만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삶의 초라한 현장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주위의 도움을 받은 할머니와 여섯손자는 남에게 쫓길일이 없는 조그만 전세집으로 이사를 했지만 바람 무서운 겨울이 새로운 붉은 완장으로 다가옵니다. 모피코트보다 비싸게 느껴지는 도시가스 난방비에 함부로 난방을 못하니 추운 겨울이 철거촌에서 맞았던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며칠전, 점심을 먹기위해 찾은 배부른 음식점 아궁이에서 하얀 김을 내뿜으며 따뜻하게 타오르는 장작불이 있는 이사진을 찍으면서 문듯 여섯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 생각에 잠시 숙연해집니다.자연의 섭리로 따지자면 마땅히 겨울은 이롭겠지만, 이땅의 겨울만은 춥고 배고픈  가슴아픈  사람들을 비껴가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강이 최근 30~40년만에 가장 빨리 얼었다는 반갑지 않은 뉴스을 접하는 바람 차가운 저녁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속 불타는 아궁이의 따뜻한 온기를 서울 충정로 산 높은 좁은 모퉁이 전세방에서 추운 겨울 바람에도 난방 밸브를 차마 올리지 못하는  칠순의 최용례 할머니와 여섯 손자 손녀들에게 보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위에 언급한 여섯손자를 키우고 계시는 최용례 할머니를 지난주 토요일 만났었습니다. 그날따라 바람이 매섭더군요. 할머니는 애써 웃음을 잃지 않으셨지만 차가운 바람은 할머니의 웃음의 이면을 숨지질 않고  매섭게 지나가더군요. 작년까지만 해도 독지가분의 도움으로 한달에 10만원정도의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었는데 올해는 그것마저도 끊겨 겨울 난방비가 걱정이라고 하더군요....   블로그 회원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사진속 따뜻한 김을 내뿜게 만드는 아궁이속 작은 장작이되어 이 추운 겨울을 한번 불태워보지 않으시렵니까? 최할머니의 소식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이화여대 사회복지관 최진화 사회복지사(011-9717-1205  또는,이대복지관 02)3277-2598)님과 통화하시면 자세히 알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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