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헙스걸호수. 린호프612카메라,58mm, 조리개32, 1/15초, ISO50필름,2004년6월)
하루의 끝.
지는 해는 낮동안 대지에 아낌없이 뿌린 빛을
다시 모아야 성이 찰 듯 자꾸만 거칠어져 갑니다.
호수에 물든 붉은 빛줄기가 가물어 질수록
내안에 머물러 있던
청춘도 멀어져 가는 듯 합니다.
한낮의 뜨거웠던 사랑도,
기나긴 밤의 가슴아픈 시련도
오직!
시간만은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배웁니다.
나를 둘러싼 자연의 계절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잊지않고 내앞에 다시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비어만 가는 젊은 날의 아련한 옛추억이
강열한 화염에 녹아든 촛농처럼
견고하게 굳어져 간다고 하더라도,
이젠 다시 뒤돌아 보지 않으렵니다!
이국에서 홀연히 보는
빛의 마지막 향연을 보며 다짐합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비록 아무것도 찾을 수 없을지라도
이젠.
가슴아프게 뒤돌아 보지 않으렵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쓰러져가는
기억에 당당히 맞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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