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야645카메라,45mm,1/125초,조리개5.6 ,ISO100)
노루꼬리보다 짧은 희망의 빛이
찬바람에 모질게 시달리는,
철지난 억새의 머리 끝에서 가늘게 흩날립니다.
매서운 바람이 희망을 잉태한 씨앗을 땅으로
떨어뜨려 놓는다고 하더라도,
쓰러지는 태양이 토해내는 빛줄기에 흔들리는
가냘픈 허리가 오늘따라 애잔합니다.
봄,여름,가을,겨울
수없이 반복되었던 나의 삶의 절기에
이제는 익숙해 질때도 되었건만,
오늘도 지는 해를 보다가
가슴만 비비며 하루의 언덕을 내려오고 맙니다.
내일 또 해지는 언덕을 습관처럼 찾겠지만
용기없는 나의 외침은
끝내 슬픈 메아리가 되어 가슴속에서만
요동치고 말것 같습니다.
(해지는 김포들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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