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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사람

그와 나는 닮았다-사진가 박기호

 


"사진찍는 사람이 사진가를 제일 잘 찍을 수 있다."
이말에 나는 절대 동의 못한다.
오히려,
"사진찍는 사람을 찍기가 가장 부담스럽다."가 나에게는 맞는 말이다.

자신을 사진작가라기 보다는 "사진쟁이"라고 불러달라고 얘기하는 박기호씨를 강남에 있는 그의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할때 나는 속으로 떨고 있었다.
너무나 유명한 사진의 대가를 찍는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하고 부담스럽기도 했다.


박기호씨가 바보(?)처럼 웃고 있는 위의 사진은 절대 나와 또는 그의 의도에 의해서 나온 사진이 아니다.

짧은 시간 나온 그의 웃음이 순박해 보여서 우연히 셔터를 누른것 뿐이었는데 필름을 현상하고 나니 그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사진같이 보였다. 나는 이사진이 그를 찍은 나의 다른 어떤 사진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고 몇몇 사람들의 반대를 무럽쓰고 이사진을 쓰자고 주장했다.


한나절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사진을 하는 나로서는 큰 행운이었다.

나역시 사진기자라고 불리기보다 "사진쟁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런면에 있어서는 그와 나는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