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폴더/풍경

길에서 길을 묻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길에서 길을 묻다"라는 문구를 참 좋아합니다. 어딘지 모르게 고독한 여행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구름처럼 떠나니는 방랑시인처럼 초탈한 자유로움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일들을 물리치고 가고싶은 섬, 제주로 훌쩍 떠났습니다. 알고 지내는 사진을 하는 선배는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머리가 아플때 제주도로 곧잘 떠나곤 합니다. 저도 그 선배를 닮았나 봅니다.

제주에 가면 마음이 너무나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어께에 메고 간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일이 즐거워집니다. 그래서인지 제주는 언제든지 가고 싶은 섬입니다.

  섭지코지를 향해서 해안도로를 달리다 길을 세운 사진속 이곳은 성산읍 신산리입니다. 해변과 맞닿은 곳에 높은 돌더미가 차를 세우게 만들었습니다. 하늘과 땅을 경계짓는 육중한 돌더미는 해안을 따라 끊이없이 이어집니다.

하늘과 맞닿은 돌더미는  아담한 돌탑을 사이좋게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바람과 구름만이 지나가는 하늘및 바닷가에서 사람의 향취가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돌탑에서 느껴지는 쌓은 이의 염원 때문인가 봅니다. 

높지 않고 안정적인 돌탑의 염원은 차라리 소박함이 묻어 있습니다. 순박한 염원은 부끄러운 실루엣처럼 가볍게 제모습을 하늘에 기대고 있습니다.

오직 하늘과 구름과  바람만이 제 색깔을 숨지지 않는 순박한 오후, "길에서 길을 물어봅니다."

'나의 폴더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을 타다  (22) 2005.10.27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31) 2005.10.23
꽃나라 가을 소리  (39) 2005.10.20
물안개가 있는 풍경  (54) 2005.10.18
파도와 바위의 이중관계  (635) 200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