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로 향하기 위해 포항에 새벽같이 도착했습니다. 짖굳은 날씨는 처음부터 나를 도와주지 않을 모양으로 비를 뿌려댑니다. 다행히도 2400톤급 국내 최대의 여객선인 썬플라워호는 거친 파도를 뚫고 울릉도에 발을 딛게 해 주었습니다. 울릉도에 도착해서도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이틀동안 꼼짝없이 울릉도에만 갖혀 있고 말았습니다. 울릉도에서 100KM도 채 안되는 독도는 쉽게 나를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오매불망 간절히 바라던 선상에서의 독도 일출은 물거품이 되고, 다음번의 과제로 남고 말았습니다. 3일만에 간신히 안착한 독도는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500톤급의 해경 경비정인 501호를 타고 독도로 향햐는 3시간동안 혹독한 배멀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높은 파도는 저속에 들어있는 모든 채워진 것들을 토해 놓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쓰린 속을 다 비우고서야 독도는 저를 맞아주었습니다.36년만의 첫만남이었습니다. 조그만 바위섬이라고 생각했던 독도는 한눈에 다 차지않을 만큼 거대한 솟음 덩어리였습니다. 몇만년을 이어온듯 그 위용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독도의 땅을 밟으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 바다에서 토한 비어있는 저의 속을 고스란히 다시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3시간 남짓 머문 독도가 그래도 아쉬워 떠나오는 배에서 한없이 독도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아마 앞으로 두번다시 독도에 발을 디딜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에 한아름 독도를 품어 보았습니다.....
(독도와 나-독도에서의 사진2컷)
(독도와 나-독도에서의 사진2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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