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폴더/풍경

소리없는 교향곡

 오늘은 참 하늘이 좋았습니다. 탐스럽게 푸른 하늘에 점점이 만들어진 힘좋은 구름이 떼를 지어 군무를 펼치는 듯 했습니다. 점심때에는 무지갯빛 햇무리가 둥근 원을 그리며 태양을 둘러싸는 장관을 만들어 냈습니다. 운 좋게 강원도 봉평에서 멋진 해무리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서 당장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멋진 하늘이 만들어낸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밑의 사진은 보길도 선창리에서 바라본 해질녘의 바다 풍경입니다. 보길도는 해남 땅끝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합니다. 옹기종기 가득찬 바다의 거대한 밭인 양식장을 용케 피해가는 철부선은 잔잔한 바다에 한순간의 힘찬 술렁임을 선사하고 다닙니다. 보길도는 걸어다니기에는 너무 넓은 섬입니다. 차근차근 보시면 족히 보름은 후딱입니다. 섬이 아름다운 만큼 일몰도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에 넋이 빠질 겨를도 없이 바다와 하늘은 섬을 처음 찾은 이방인에게 수줍은 붉은 노을을 합작해서 만들어 냅니다. 바다에 떠있던 양식장의 하얀 부표는 그 붉은 기운에 힘을 잃고 검은색으로 변하고 맙니다.

바다와 하늘이 만들어 낸 수줍은 붉은 노을은  멋진 교향곡이 되어 아름다운 섬 보길도에 소리없이 울려퍼집니다. 

'나의 폴더 >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 보름, 하얀 보름  (48) 2005.09.19
추석, "바쁜데 오긴 뭘..."이란 말은 많이 보고 싶다는 말입니다.  (22) 2005.09.16
남산별곡  (20) 2005.09.12
나의 고향 섬진강  (61) 2005.09.10
하늘,구름  (21) 200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