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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사람

사랑했나봐!(기억은 계절따라 흩어져 가겠지)

 무용평론가이며 시인이며, 화가이신 김영태 선생님. 
 선생님이 즐겨 찾는 대학로의 조그만 카페는 선생님의 분위기를 무척 닮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작은 덩치만큼이나 카페도 아담했습니다. 음악이 시처럼 흘러나오는 카페엔 선생님이 즐겨 앉으시는 자리가 있더군요. 햇살이  고운 바깥이 잘 내다보이는 자리. 오랜만에 카메라 가방에서 낡은 흑백필름을 꺼내 봅니다. 선생님을 처음 뵙는 순간부터 흑백필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연거푸 피는 담배가 꿀처럼 달아 보였습니다. 담뱃불을 붙이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칠순의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불현듯 떠오른 노래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세월에서 "먼지 쌓인 사랑"이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별은 만남보다 참 쉬운건가봐 차갑기만 한 사람 내 맘 다 가져간걸 왜 알지못하나 보고싶은 그 사람 사랑했나봐 잊을 수 없나봐 자꾸 생각나 견딜 수 가 없어 후회 하나봐 널 기다리나봐 또 나도 몰래 가슴 설레어와 저기 널 닮은 뒷 모습에 기억은 계절따라 흩어져 가겠지 차갑기만 한 사람 빈 가슴 애태우며 난 기다리겠지 어설픈 내 사랑은 못되게 눈 돌리며 외면한 니 모습 모른 척 할래 한번쯤은 날 뒤돌아 보며 아파했다 믿을래 바보인가봐 한마디 못하는 잘 지내냐는 그 쉬운 인사도 행복한가봐 여전한 미소는 자꾸만 날 작아지게 만들어 멀어지는 니 모습처럼 언젠가 다른 사람 만나게 되겠지 널 닮은 미소짓는 하지만 그 사람은 니가 아니라서 왠지 슬플 것 같아 잊을 수 없는 사람"-----윤도현의 <사랑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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