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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작업중(作業中)

야근중 화재현장에서

12일 저녁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때마침 야근이라 강남에서 일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오던 중 소식을 접하고
강남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화재는 저녁 7시 44분쯤 발생했지만 갓길을 달려서 도착한 시간이 8시 31분.
다행히도 불은 이미 진압이 끝난 상태였다.
당시 공연중이던 오페라 "라보엠'은 중단됐고 놀란 배우와 관객 1,000여명은 비상구를
통해 긴급대피한 상태였다.

화재현장을 사진취재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발화하고 있는 현장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지만 불은 이미 진압이 끝난 상태라
발화 현장의 모습이라도 찍고 싶었다.
하지만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는 워낙 미로같이 복잡해 현장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현장 입구는 직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몇번의 시도끝에 소방관들을 따라다니며 슬쩍 발화 지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조명시설이 있는 무대 뒷쪽은 아수라장이었다.
소방관들은 혹시 있을지모르는 잔불을 정리하느라 연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었고
예술의 전당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진입을 막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몇번의 후레쉬가 터지자 옆에 있던 관계자가 나의 앞을 가로막았다.
순식간에 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저는 화재 감식반인데요~"  ....

거짓말로 둘러댄 것이었지만 속으로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른 제재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그 직원에게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사진기자의 또 다른 비애인 것을....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우리 나라 최고의 예술의 전당에서 화재가 났다는 것은
조금은 화나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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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대원들이 조명시설로 가득찬 지하 1층에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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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들 따라다니다가 얼떨결에 취재가 봉쇄되었던 화재현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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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화재는 공연중 악보를 실제 태우는 장면에서 실수를 해 불이 번져 오페라 하우스를 태우는 참 어쩌구니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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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현장에서 회사로 오던길. 롯데호텔 앞을 지나다가...불만 봐도 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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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은 회사의 많은 사람들의 편안함을 보장하는
일인지라

불편을 동반하는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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