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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사람

할머니의 감情

충북 영동군 상촌면 임산리. 담장마다 오래된 감나무에는 노오란 감이 주렁주렁 익어가고 있었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25)s iso400 F5.0
                      담장에 심어진 오래된 감나무에서 감을 따고 있는 최을금할머니. 할머니가 감을 따는 이유는? ....




지난 22일, 충북 영동
홀로 사시는 최을금 할머니(76)는 서울에서 내려온 사진기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사진기자가 감마을 취재를 끝내고 할머니의 넉넉한 마루에서 사진마감을 하는 사이,
할머니는 그동안 적적했던 탓인지 손자같은 사진기자에게 쉼없이 말을 건넨다.
"고향은 어딘가?
 나이는?
 결혼은 했는가?"
사진기자는 사진전송을 보내는 30분 동안 할머니의 끊임없는 질문 공세를 받는다.
그러나 젊은 사진기자는 성가시지는 않은 표정이다.
중간중간 사진기자의 웃음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진다.
할머니는 사진기자가 마루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이
마당 한편에 놓여있던 장대를 들고 담장옆 오래된 감나무로 향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는 감이 주렁주렁 달린 나뭇가지를 힘겹게 부러뜨린다.
감을 따는 할머니의 모습을 사진기자는 놓치지 않는다.
꺽어온 감가지를 할머니는 끈으로 묶는다.
나중에서야 사진기자는 할머니가 감을 딴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일을 끝내고 집을 나서는 사진기자에게 할머니는 마당에 서서 외친다.
"집에 가거든 홍시가 될때까지 잘 걸어 놓게..."
사진기자는 할머니가 건네준 감가지를 들고 아쉬운 듯 대문을 나섰다.
사진기자가 들고 가는 것은 이 아니라 이었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80)s iso640 F4.0
                                                                                                                                 작업, 그리고 또다른 작업.


[Canon] Canon Canon EOS 5D (1/250)s iso640 F4.0
                                                                                                                          거친 손, 그러나 넉넉한 情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80)s iso640 F4.5
                       흐뭇해 하시는 할머니를 보다가 등달아 흐뭇해진다.




[Canon] Canon Canon EOS 5D (1/250)s iso640 F4.0

      
할머니, 고맙습니다. 홍시될때까지 잘 걸어 놓을께요. 그리고,  사진 꼭 보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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