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707221712322
[포토다큐]홀연히 핀 저 미소, 너를 닮고 싶다
-흙탕물 세상, 물들지 않은 그 고결함, 숙연해지는 여름-
부여 궁남지 연못에 피어있는 적수련. 부처의 자비로움을 닮은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한점 흐트러짐 없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옛 성인들은 흙탕물속에서도 고결한 자태를 잃지 않은 연꽃의 삶을 닮기 위해 노력했다. |
여물어가는 여름의 한 허리를 잘라 연꽃 구경을 간다. 충남 부여 궁남지는 서동요의 전설이 깃든 곳. 10만평이 넘는 연못에는 지금 연꽃이 한창이다. 수련, 가시연, 왜개연, 야개수련, 노랑어리연, 물양귀비... 종류도 많고 모양과 크기도 다양하다. 연꽃은 낮에 피고 밤에는 오므라들기 때문에 자오련(子午蓮)이라고도 한다.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둥근 잎에 맺힌 이슬방울부터 제대로 볼 양이면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한다. 졸린 눈 두어 번 비비고 나면 밤새 잠들었던 연꽃은 어느새 화려한 꽃문을 열어 놓는다. 해가 뜨고 하루의 열기가 피어오르면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꽃과 잎은 색색의 열병식을 펼친다. 한낮의 햇살에 연꽃의 하얀 속살까지 검게 타는 오후 3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연꽃은 벌여 놓았던 꽃잎을 하나 둘 거두기 시작한다. 서둘러 하루의 장을 마감하는 셈이다. 연꽃을 닮은 여름 태양도 긴 여정을 끝낸 저녁 무렵이면 꽃이 진 연못에 붉은 노을을 빠뜨린다 시궁창 같은 더러운 물에서도 곱게 자라 꽃을 피우는 연꽃. 흙탕물에서 자라지만 더러운 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의 마음을 더운 여름 가슴에 한번 물들여 봄은 어떨까.
대부분의 연꽃이 낮에 피고 밤에는 오므라들지만 부끄럼이 많은 ‘밤에 피는 수련’(맨 아래 오른쪽)은 밤에 홀로 피어 어두운 밤을 밝힌다 |
<사진·글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입력시간: 2007.07.22 17:12 | 기사제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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