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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작업중(作業中)

구두 두 켤레의 사연

너무 무더웠던 오늘. 청계천으로 더위스케치를 나갔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5)s iso100 F22.0

예전부터 꼭 한번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던 청계천의 커텐 폭포수.(공식 명칭이 없길래 내가 내일자 신문에서" 커텐 폭포수"라 명명지었다) 비도 안오는데 큰 우산을 가지고 나가니 사무실에서 이상하게 생각한다. 회사에서 청계천까지 일부러 걸어 갈때는 양산으로, 폭포를 뚫고 안으로 들어갈때는 우산으로 사용한 유용한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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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로 사진 전송을 끝내놓고 우연히 보게 된 구두 두 켤레....나의 작업은 구두 두 켤레로 시작된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2500 F3.2

  청계천 옆 장교동 보도블럭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구두 두 켤레의 정체는 무엇일까?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2500 F3.5

여자 구두 두 켤레는 봉고차 밑에 놓여 있었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2500 F5.6

구두의 정체는 한화 본사앞에서 1인시위를 번갈아 가며 하고 있던 월계동 주민대책위원회 사람들의
것이었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500 F5.6
무더위를 피해 건물 아래 그늘에 봉고차가 서있고, 그 봉고차 아래에 두 켤레의 구두가 놓여 있었던 것이었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500 F9.0


한화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아주머니의 얘기를 들어보니 사연이 딱하다.
대기업의 횡포에 97년 월계동 재건축과 관련해 살던 집과 땅을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린 분들이 법정에서서 패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건설회사 앞에서 몇달째 시위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명에서 시작된 시위는 날이갈수록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 결국 3사람만 남게 되었고, 남은 세사람도 이제는 지쳐가고 있었다. 다음번에 이분들의 얘기를 포토다큐에 담아보기로 마음먹고 무거운 발걸음을 회사로 옮긴다....구두 두 켤레가 정말 있어야 할 곳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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