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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작업중(作業中)

나무의 소리를 듣다

오랜만에 찾은 청송대(聽松臺)에서 한가롭게 나무의 소리를 듣는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00)s iso400 F2.8
                                                                                                                                             연세대 청송대에서....

참 옛날 이야기지만 청송대에서 하룻밤을 잔 기억이 있다.
봄축제가 한창이던 대학 1학년시절.
축제 장터마다 다니며 대낮부터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하여,
아카라카 응원을 끝내고 남아있던 막걸리 통을 들고,
친구들과 찾은 청송대에서 함께 쓰러져,
결국 뒷날 아침까지 일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긴 밤을 새며 친구들과 나눴던 얘기들은 생생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 쓰러졌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10여년 만에 일부러 찾은 청송대.
그때의 기억이 가엽게 흐려져 가고 있지만
껶여진 모퉁이를 돌다보니 분주하게 나눴던 옛 이야기의 맛이
혀끝에 덤덤하게 맴도는 것 같다.

한 두쌍의 남녀들이 눈을 피해 꿀같은 숨바꼭질을 하는 숲길.
나의 시선은 한없이 무거워진다. 
애써 외면하며 난 그저 나무의 소리를 찾아 귀만 쫑긋 세운다.
그때는 들리지 않던 나무의 소리,
10년만에 비로소 그 들려온다.

무척 반가웠던 청송대.
굽은 소나무 가지를 타고 내려오는 바람은
한낮의 열기에 익은 나의 볼을 가볍게 스쳐가고,
난, 길지않은 청송대 오솔길따라 오랫동안 숨어있던
옛 추억을 지우고 다닌다.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25)s iso800 F2.8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200)s iso800 F2.8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00)s iso200 F2.8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25)s iso400 F2.8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58)s iso800 F2.8



[Canon] Canon Canon EOS-1D Mark III (1/125)s iso400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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