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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경향신문기사] [트래블]스쿠버다이빙 명소 고성 교암…신비한 해저 산책

출처 : 경향신문



[트래블]스쿠버다이빙 명소 고성 교암…신비한 해저 산책


바닷속은 또 다른 세상이다. 바닷속을 들여다보면 겉모습을 무색하게 하는 또 다른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바닷속에도 산이 있고 계곡과 깎아지른 절벽이 있다. 무더위가 시작된 요즘 바다 깊은 곳에서 여름을 날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스쿠버다이빙은 6·25전쟁 이전에 미군들을 통해 소개되어 일반인에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 동호인 수만 25만~30만명을 헤아린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 서둘러 동해를 찾았다. 동해는 서해에 비해 물이 맑고 깊다. 강원도 최북단에 있는 고성 교암은 다이버들이 즐겨 찾는 명물 포인트. 바다는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파도는 장판을 넓게 깔아놓은 듯 잔잔하다.



소형 보트로 5분가량 바다로 나가자 주황색 부위가 파도에 일렁이며 홀로 떠있다. 금강산을 바닷속으로 옮겨 놓았다는 ‘수중 금강산’ 포인트 입수 지점을 알리는 표시다. 잠수복에 공기통을 메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서둘러 뛰어든 탓에 바닷물이 한움큼 입으로 들어 왔다. 물속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눈을 들어 설악산을 바라보았다. 바다위에 떠서 바라보는 설악산의 모습이 장쾌하다.


부위와 연결된 하강 줄을 따라 수면에서 20m가량 내려갔다. 내려갈수록 물이 얼음장같이 차다. 수온계가 8도를 가리킨다. 다이버들간에 ‘수중 금강산’으로 알려진 이 곳은 수심 100m를 바닥으로 직경 600m 정도의 큰 바위산이 치솟아 오른 형상이다. 크기가 국내 최대의 암벽인 설악산 울산바위와 쌍벽을 이룬다.


20m 지점에 도달하니 암반과 협곡이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낸다. 산호숲 우거진 계곡을 지나자 해저 금강의 비경이 눈앞에 하나씩 펼쳐진다. 수많은 봉우리들이 수면을 향해 솟아 있고 깎아지른 바위 틈새에 뿌리를 내린 연산호가 군데군데 꽃동산을 만들어 놓았다. 마치 형형색색의 비단을 바위에 뿌려 놓은 듯하다. 말미잘이 가꾼 우윳빛 꽃밭 사이로 전복 도둑으로 알려진 괴도라치가 슬렁슬렁 제몸을 숨긴다. 붉은 멍게와 유연불가사리는 바위에 붙어서 의연한 자태를 한껏 뽐낸다. 까만점을 자랑하는 밝은 올리브색의 육점날개는 먹이감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봉우리마다 산란기를 맞은 어른 손바닥만한 볼락들이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나타났다 사라진다.


수심 40m 지점에는 돌산호도 보인다. 다이버들이 가을에 단풍으로 물든 금강산처럼 아름답다고 해 이곳을 ‘수중 금강산’이라 부르는 배경도 그 때문이다. 수중 금강산에는 설악산 울산바위 전설에 버금가는 새로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조물주가 금강산의 경관을 빼어나게 빚으려고 잘 생긴 바위는 모두 금강산에 모이도록 불렀다. 울산에 살던 커다란 바위형제도 그 말을 듣고 금강산으로 길을 떠났으나 워낙 덩치가 크고 몸이 무거워 느림보 걸음걸이다 보니 설악산에 이르렀을 때 이미 금강산은 모두 빚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동생은 설악산에 주저앉아 울산바위가 됐고 형은 더위를 참지 못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수중 금강이 됐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젠 도시의 회색 담벼락을 뒤로 하고 바다로 떠나자. 넘실대는 파도의 속삭임을 따라 바닷속 푸른 여행을 떠나 보자.


〈고성|사진·글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5년 06월 28일 16: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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