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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경향신문기사] [트래블]“물맛 좀 보고나니 물속세상 보이네요”

출처 : 경향신문


[트래블]“물맛 좀 보고나니 물속세상 보이네요”


사람들은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위험하거나 어려운 스포츠로 여긴다. 수영도 잘 해야 하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레포츠. 전용 수트를 입으면 물에 뜬다. 수영을 못해도 가능할 뿐 아니라 보온효과까지 있어 외려 심장마비도 예방해준다. 때론 수영보다 안전하다. 수중세계는 안전조치만 잘 취하면 된다. 등산도 무리하다간 낭패를 보기 쉽듯 다이빙도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결코 위험하지 않다.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하겠다고 맘먹은 것은 수중 사진을 찍어보겠다는 욕심 때문.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화려한 산호초가 어우러진 모습. 수중세계는 늘 신비스럽게만 느껴졌다. 누구나 다이버가 될 수 있다는 동료의 얘기에 지난 4월 덜컥 올림픽 수영장 전용 잠수풀을 찾았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간단한 숨대롱(스노클)과 물안경만 끼고 하는 스킨 다이빙, 공기통과 레귤레이터 등을 갖추고 수중세계를 유영하는 스쿠버 다이빙으로 나뉜다.

강습은 스킨 다이빙을 익힌 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보통 잠수전용 풀장에서 2주간 교육을 받고 3주째부터는 바다로 나가 현장실습을 하는 일정. 하지만 하루 두시간씩, 8주 동안 총 32시간의 강습을 받았다. 일반인들에 비해 무려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은 바로 물에 대한 공포가 심했기 때문. 사실 대학시절 교양과목인 수영도 간신히 F학점을 면한 수준이었다.

강사는 “수영을 전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했다. 물에 빠진 적이 있는 사람은 지레 겁을 먹기 때문.

그래서 초보자들은 우선 물과 친해지는 것부터 배운다. 수업은 물안경, 스노클, 오리발을 이용해 25m짜리 풀장을 오가는 것. 처음에는 수심이 깊어 어려워 보였지만 숨대롱으로 숨쉬는 법을 배우고 나니 나중엔 외려 수영강습보다 쉽고 흥미진진하다.

스노클링이 조금 익숙해지면 5m 풀장 바닥 잠수하기. 손바닥으로 수영장 바닥을 치는 것은 쉬울 것 같지만 수압 때문에 그리 쉽지 않다. 수압에 가장 약한 부분은 바로 고막. 다이빙을 잘못하면 고막이 찢어 질수도 있다. 코를 막고 공기를 귀쪽으로 불어 주면서 수압에 의한 고막의 통증을 해소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쉬울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 다음은 공기통을 메고 풀장 안을 유영하는 것. 수트와 공기통을 메면 사람 몸은 부력에 의해 뜨므로 납벨트를 달아야 한다.

우주공간에선 몸이 흐느적거리듯 수중세계도 똑같다.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다이버들은 물속에서 가만히 서있는 ‘중성부력’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결국 6월 중순. 두달 만에 짜디짠 바다 물맛을 볼 수 있었다. 다이버들이 ‘장판’이라고 부를 정도로 파도가 잔잔한 날이었지만 초보자들은 그리 쉽지 않았다. 물 밖에서는 그저 거무튀튀했던 수초 숲. 물고기들의 집이자 놀이터이다. 몸을 움찔거리는 새끼 볼락의 움직임이 병아리처럼 귀엽다.

다이빙을 배운 뒤 지구에는 두개의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밟고 사는 뭍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물속이다. 물속에도 산이 있고 차가운 냉수대가 흐르고, 새들처럼 고기들이 유영을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산호가 핀다. 물속엔 정말 ‘색다른 지구’가 있다.

▲동해안 다이빙 포인트 여기

흔히 열대바다만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포인트가 많다. 특히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동해안에는 다양한 포인트가 있다.

고성의 교암해변은 수심 3~13m의 비치다이빙 코스와 수심 11~35m의 보트다이빙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 보트다이빙 코스에는 연산호가 자란다.

속초에서 고성 방향으로 가는 길에 있는 봉포리는 수중암초가 아름답다. 속초시 영금정 주변은 해저지형이 독특하며 연산호를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숨어 있다.

고성 문암리는 수중계곡이 화려하다. 양양권에서는 동산리와 용호리가 좋다. 동산리에선 수중 속의 거대한 암반지형을 볼 수 있다. 강릉의 경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는 십리바위, 오리바위라고 불리는 해저 암초가 명물. 초보자와 중급자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다.

동해시에서는 봉골해변이 수려하다. 비치다이빙, 방파제다이빙, 보트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삼척 용화에서는 우럭, 멍게, 성게, 망상어, 미역 등을 볼 수 있다. 울진은 난파선 다이빙을 해볼 수 있는 곳. 23m 수심속에 잠겨 있는 고깃배에는 우럭, 고래치, 돔 등이 살고 있다. 울진 앞바다의 큐젬초는 수중암초로 중급이상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다.

▲다이빙 강습 어디서 어떻게?

산호수중은 국내에서 역사가 오래된 다이빙 숍 중 하나. 올해로 꼭 31년이 됐다. 초창기에는 동호인단체로 활동하다가 96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잠수학교를 진행해 왔다. 올여름에는 7월2일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잠수학교를 연다. 강습생 5명당 1인 강사제로 교육프로그램이 철저하다. 스쿠버 다이빙 이론을 먼저 배운 뒤 전용수영장에서 강습을 한다. 오리발, 잠수복, 부력조절기, 호흡기, 게이지, 납벨트 등 장비는 무료로 대여해준다. 강습료는 잠수자격증 포함 20만원. 선착순 15명만 받는다. (02)478-2663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5년 06월 28일 16: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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