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내 종교자유를 위해 단식농성한 제자 강의석군을 옹호하다 사표를 써야했던 대광고 전 교목실장 류상태 목사(49). 반년이 흐른 지금, 그는 목사직을 반납하고 초등학교 앞에서 머리끈을 파는 노점상이 됐다.
목사 부인은 파출부로 일하고, 늙은 노모는 앓아누웠다. 한땐 교단으로 돌아가고 싶어 각 학교 홈페이지마다 `종교교사 경력 20년, 채용해달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연락온 것이라곤 얼굴도 모르는 기간제 노교사의 위로전화 한통이 전부.
류목사는 거리로 나가 물건을 팔기 시작했다. 노점상 자리에 권리금이 있단 걸 몰랐던 그는 험한 소리들으며 쫓겨나기도 했다. 때론 셈빠른 초등학생들에게 구박받기도 했다.
세상물정 모른채 거리에 내던져진 그를 걱정하는 예전 동료교사들로부터 가끔 안부전화가 걸려온다. 법대생이 된 강군은 고3인 딸아이 과외를 시켜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생계앞에서 모진 현실이 야속하지만 그때의 행동에 후회는 없다. ●이러다 영원히 노점상 신세를 못 벗어나는게 아닐까 두렵기도 하지만, 지금도 옳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진작에 그랬어야 했으니까요.● 류목사는 양심을 지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글-매거진엑스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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