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안 난민들이 한국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헤녹(33)은 에티오피아에서 중학교 선생님이었다. 그는 학생들 앞에서 에티오피아 정부를 비판하는 얘기를 많이 했다. 학교에서 그 사실을 문제 삼았고 결국 그는 교사직에서 해고되었다.

지난달 11일 피난처에서 만난 헤녹.

 

헤녹의 매형은 에티오피아 정부에서 일했다. 때마침 매형이 한국대사관에 발령받았을 때 헤녹은 매형과 함께 한국에 왔다.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던 매형도 반정부활동을 펼치는 ‘Ginbot7’을 지지했다. 헤녹의 매형은 결국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 한국에 홀로 남은 헤녹은 앞길이 막막했다. 더군다나 에티오피아에 있던 헤녹의 부모님들이 매형의 망명때문에 정부로 부터 끊임없는 조사를 받고 있다는 비보까지 접했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된 헤녹은 먹고 살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다해야했다. 법무부에 난민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었다. 결국 법정소송까지 갔다. 하지만 그것마저 기각되고 말았다.

 

헤녹과의 인터뷰.

 

법원 난민 불인정 판결에도 불구하고 헤녹은 여전히 난민 신청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11일 난민지원단체 ‘피난처’에서 만난 헤녹은 “정치적 박해를 피해 도망쳐온 ‘Ginbot7’ 회원들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감옥에 가거나 처형을 당할 처지다”며 “한국 정부가 정치적 난민 단체로 인정하고 보호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다노스(28)는 포천에서 수년째 살고 있다. 에티오피아 난민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6년째 난민신청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피난처’에서 만난 요다노스는 군데군데 찢어지고 헤진 종이 한 장을 보여 주었다.

 

찢어지고 헤어진 요다노스의 난민 불인정 통지서.

 

지난달 11일 피난처에서 만난 요다노스.

 

 

2014년 법무부로 부터 받은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결정통지서’였다. 법무부가 요다노스의 체류기간 연장신청을 불허하고 출국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요나노스는 정치적 박해를 때문에 에티오피아로 돌아갈 수 없다. 법무부가 발행한 불허결정통지서에 3년째 체류연장비자를 받으며 난민 재신청을 진행하고 있다. 요다노스는 “목숨 걸고 한국에 와서 난민신청을 하고 있지만 단지 몇 가지 질문으로 한국에서의 생활을 결정짓는다.”며 “법원에서도 난민들의 처지를 많이 들어주고 올바른 결정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지난달 11일 피난처에서 에티오피아 난민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난민들이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본국으로 돌아가면 정치적 박해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난민으로 살겠다고 작정하고 난민이 된 이는 없다. 보통 난민이라고 하면 동정심을 갖고 불쌍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난민은 위험한 고비를 뚫고 한국 땅을 찾아온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의연하게 묵묵히 존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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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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