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바라볼 보름달을 생각하며...
강원도 아야진 포구 보름달
보름달이 그리워 질 때면
- 윤동석 -
대문 옆 감나무에는
누런빛 띠며 익어가는 감들이 주렁주렁 열리고
장독대 모퉁이에는 맨드라미꽃이 붉게 피어
가을 햇살을 포근히 안으며
지난여름 푸르렀던 세월을 그리워하네
늙으신 부모님 뵈온지 한 철이 지났건만
앞마당에는 잡초들이 우거지고
창문은 밤새워 바람에 씻기며
우물가에 비추이는 건
푸른 하늘에 두둥실 흘러가는 구름만 보이네
추석이 다가오는 구월이면
고향 떠난 자식들 기다리며
지난 봄 뿌렸던 씨앗의 연정을
한 봉지 한 봉지 담으시며 세상을 여셨겠지요.
그것이 사랑이었기에
서산으로 기울어가는 햇살아래
툇마루에 앉아 저 푸른 들판을 바라보며
풀 향기 그윽한 내 고향 보름달을 바라보리다.
한 많은 슬픔을 마른 눈물로 지우며
이 세상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나야 하기에...
전남 나주
어른이 된 지금,
고생길 알면서도 고향으로 향하는 것은
맨발로 대문까지 달려오시며
반갑게 맞아주시는
어머니의 그 따스한 손 한번 비벼보고 싶은 이유일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