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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폴더/풍경

노루꼬리만큼 짧은 햇살

 달리고 또 달렸다.하루만에 모든 일을 끝내자는 욕심, 한껏 부리고 싶었다.서울에서 출발한 눈길, 어느새 한움큼 서해의 금빛 물결이 다가온다. 가난한 마음은 언제나 금빛을 갈구하는 모양이다. 찾고 또 찾는 것이 금빛 뿐이니.

 때마침 도착한 개펄은 하루의 의식을 치르고 있다. 바람에 풀어진 마음 바쁜 나의 머리결도 금빛으로 출렁이고 만다.  일몰의 햇덩이가 개펄과 바다에 풀어진다. 햇살은 개펄에서 유리파편처럼 반짝거리고, 물속에서 또 한번 금빛으로 변한다.

 노루꼬리만큼 짧게 남은 햇살, 희망 한조각 베어물고 김제 심포개펄에 섰다. 생채기 가득한 마음에도 온기를 가득 채워주는 낙조를 만난다.

우리 땅에서 가장 너른 김제평야의 끝. 그 들판 지평선 끝머리의 심포개펄. 노을 바다의 은은한 붉은색이 여행객의 마음에도 긴 긴 여운을 남긴다.




(오늘 빛줄기로 태어난 이들을 축하하며......)
(Nkon F5, 200mm, f22, 1/15초, ISO50밸비아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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