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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토요일 저녁,
적막한 사무실에서 사진을 정리하다.)

낡은 사진속 장면은
몇년전 가을의 한 단면이겠지.

앳된 초록에서 태어나,
비바람 몰아치는 한여름 지나
비로소 껍질을 벗다.

시간의 모퉁이 돌아와
거울앞에선 누님처럼
이 가을 숨길수없는
성숙한 솔직함이여.

첫순간부터 운명처럼 다가와
이제는 영글어진 그것.
부끄럼없이 그곳으로 띄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