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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북위 34도 17분 38초



 
10월 13일 화요일.
반도의 끝자락까지 내려왔다.
북위 34도 17분 38초, 동경 126도 6분 01초.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 해남 땅끝이다.
땅끝에 오니 여비도 바닥이 났다.
회사동기에게 긴급구조 요청을 한다.
땅끝에서 '송금완료' 문자를 받는다.
당분간 지갑속 걱정은 들게 되었다.

돈 얘기가 나온김에...
유명한 관광지는 물가가 비싸다.
오늘은 점심으로 깁밥을 먹지 않겠노라 다짐한 끝에
땅끝에서 제일 싼 전복죽을 만원에 먹었다.
저녁엔 삼겹살을 먹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1인분은 팔지 않는다.

그래도,
며칠동안 산 언저리에서만 놀다가 바다를 보니
상쾌해진다.
나의 동지인 카메라에게도 실컷 바다를 보게 휴식을 준다.

내일의 여정은 아마도 땅끝의 끝
어느 곳의 섬이지 싶다.


버스는 푸른 배추밭을 지나, 황금색 곡식 들판을 지나, 짠물을 가둬둔 염전을 지나, 바다로 향해 달렸다.



지나는 들판은 평온하고, 마을은 고요하며, 사람은 모자속에 웃음을 숨기며 수줍워한다.








땅끝에서 잠시. 그리고 땅끝을 앞질러 하루의 마지막 배를 타고 섬으로 간다.



노화도.



가야 할 섬의 불빛이 바다를 건너온다.    보.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