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폴더/풍경

외로움을 품고 수백년을 살아오다.

정지윤 2005. 10. 15. 00:21
  도동항 입구 가파른 바위 언덕에 혼자 매달려 있는 이 향나무는  제가 머물렀던 여관방 4층에서 창문만 열면 아침 저녁으로 보였습니다. 암벽에 매달려 있는 이 나무는 울릉도에 자생하는 향나무인 '석향'의 모습입니다. 두팔을 벌린 채 무언가를 얘기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모습을 닮은 듯 했습니다. 비오는 날에 찍어서 그런지 조금은 그 모습이 외롭고 구슬퍼 보입니다.  마치 저의 처지를 보는 듯해서 동정심마저 들었습니다.

 석산 암벽에서 홀로 수백년 동안 해풍에 시달리며 수명을 이어왔을 석향의 인내와 끈기를 생각하니 슬픔과 외로움을 뛰어 넘는 경외심을 느낌니다.